어디 있었니?
너는 모든 곳에 있다.
너는 주위에 있는 듯하다가도 다시 어디에도 있지 않다. 함께 있는 데도 멀리 떨어져 있는 듯하다. 그새 어디 있었던 거니? 나는 한 순간도 너를 떠난 적이 없다.
나는 다른 방식으로 너를 바라보았다. 나의 생각은 분명 독특하고 독창적이었다. 나는 마음 닦는 공부를 통해 너를 찾고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깨달음을 얻고자 정진했다.
내가 알아차리지 못하는 순간에도 너는 멈추지 않고 지나고 있다. 우리는 현재의 순간에 너무 사로잡혀 과거가 멀게 느껴지고 미래는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나에게 네가 멀게 느껴지는 것은 망각, 단절, 환각 같은 것 때문일 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너는 절절한 슬픔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파악하기 어려운 너의 참모습이 가슴 아픈 감정으로 나타난다. 너는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고, 친밀하지만 동시에 손에 닿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는 네가 스쳐지나감에 대한 아쉬움이나 혼란스러움이고, 아무리 노력해도 잡지 못하는 너에 대한 나의 간절함이다.
너는 오랜 시간 동안 나를 당혹스럽게 해온 수수께끼다. 너는 언제나 나와 함께하지만 모래알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호하고 형태를 알 수 없는 무엇이다. 친밀하게 가까우면서도 무한히 멀게 느껴지는 너의 역설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래서 있으면서도 없고 없으면서도 있는 너에게 "어디 있었니?"라고 묻는 것이다. 너는 나와 함께하며 삶의 여정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이다. 그러나 동시에 나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의식의 틈새로 빠져나가 어디로 갔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결국 너는 완전한 이해를 거부하는 미스터리다. 너는 나의 삶과 경험, 그리고 존재 자체를 형성하는 영원한 동반자다. 어쩌면 너의 진정한 본질은 한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순간, 우리가 만들어내는 기억, 우리가 남기는 유산에 울려 퍼져 존재의 우주에 영원히 새겨지는 메아리에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