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있다는 생각은 헛되다.
지금은 나타나는 순간 사라져 일시적이지만, 사실 모든 시간으로 들어가는 통로이다.
이론물리학의 ‘홀로그램 우주’ 개념은 한 순간은 다른 모든 순간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현재의 순간에서 모든 시간에 접근하고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경험하는 지금 이순간이 너무 빨리 스쳐 지나가 버리기에 시간은 있기도 하고 동시에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느낌은 현재가 계속되는 지금 또는 한순간이면서 경험하는 순간 과거로 지나가 버리는 모호한 특성 때문에 비롯된다.
시간은 항상 현재, 즉 ‘지금’이라는 형태로 우리와 밀접하게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 찰나적인 현재는 우리 삶의 경험에서 벗어날 수 없는 부분이며, 시간의 즉각성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한 특정한 순간의 ‘지금’은 일시적이며 곧바로 과거가 된다.
지금의 이 두 가지 상반된 측면이 ‘지금의 역설’이다.
한편으로 현재 순간은 우리가 실제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이때가 '지금'이며 항상 우리와 함께한다. 이를 끝이없는 ‘영원한 지금’이라 부른다.
반면에 시간이 흐르고 미래가 현재가 되었다가 다시 과거가 되는 것처럼 현재의 순간은 끊임없이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이는 현재의 순간이 사라지기 전에 붙잡거나 붙잡으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헛되거나 덧없음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역설은 시간을 이해하는 우리의 개념적 틀의 한계와 모순에서 비롯된다.
우리는 현재만이 실존하며 과거와 미래는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추상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오랜 세월 위대한 철학자들과 많은 사상가들이 ‘지금의 역설’을 사유하고 시간의 본질에 대한 심오한 질문을 던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