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두 업체가 모든 업무 문서와 메일을 영어로 단일화 추진하는 방식은 오히려 기회비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제는 데이터가 어느 언어로 되어 있든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의미론적 검색(Semantic Search)을 통해 맥락까지 파악해 찾아낼 수 있다. 굳이 영어라는 단일 포맷으로 변환하는 과정 자체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진 아날로그식 행정일 수 있다. 언어는 사고를 규정한다. 한국어 특유의 정교한 묘사나 현지어만의 독특한 발상이 영어라는 틀에 갇히는 순간,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평범하고 딱딱한 비즈니스 잉글리시로 전락한다. 본질인 사업보다 언어 포장에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구조는 조직의 역동성을 갉아먹는다. 결국 글로벌 조직이 얻으려는 관리의 효율은 20세기적 방식이고, 다양성에서 오는 창의와 도전이야말로 21세기 글로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진짜 동력일 것이다. AI를 가장 잘 만드는 기업이, 정작 AI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를 영어 강제라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풀려 하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번 결정이 혁신을 가로막는 창의성 결여의 결과를 낳게 될지, 아니면 이 우려를 불식시킬 기술적 보완책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만약 AI가 실시간으로 완벽한 통번역을 지원한다면, 언어 통일 대신 구성원들이 각자의 모국어를 더 깊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게 미래 지향적 결정일 것이다.
블랙홀의 중심에서 물질은 질량을 잃고 에너지가 된다. 질량이나 에너지를 가진 물체가 있으면 그 주변의 시공간이 휘어진다. 중력은 질량이 만드는 시공간의 뒤틀림이며, 그 근원은 에너지와 운동량이다. 질량은 그 에너지를 측정하는 하나의 척도일 뿐, 본질은 에너지에 의한 시공간의 기하학적 변형이다. 이 주변의 다른 물체나 빛은 이 휘어진 시공간을 따라 이동할 뿐이며, 우리 눈에는 이것이 힘(중력)에 의해 곡선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력은 공간 자체가 휘어져 있는 것이므로, 질량이 없는 빛조차도 이 경로를 따라 운동한다. 중력은 힘이 아니라 시공간의 뒤틀림(기하학적 곡률)이고 질량보다 에너지-운동량과의 관계(relativistic energy-momentum relation, E^2 = (pc)^2 + (m_0c^2)^2)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의 핵심인 아인슈타인 필드 방정식(Einstein Field Equations)에 따르면, 중력을 만들어내는 근원은 단순히 정지된 질량만이 아니다. 에너지 밀도, 운동량, 압력, 응력을 모두 포함하는 응력-에너지 텐서(Stress-Energy Tensor)가 시공간의 뒤틀림을 유발하는 근원이다. 따라서 질량이 없더라도 높은 에너지를 가진 상태(고속으로 운동하는 입자, 빛, 압력 등)라면 주변에 중력 현상이 발생한다. 중력은 질량에 비례한다기보다, 에너지 및 운동량에 비례(시공간 왜곡의 원인)한다. 더 정확하게는 시공간을 휘게 하는 에너지 밀도와 운동량에 비례한다. 질량이 매우 클 때 시공간이 심하게 왜곡되지만, 이는 질량이 곧 막대한 에너지-질량 텐서의 성분이기 때문이다. 블랙홀은 단순히 무거운 덩어리라기 보기보다 극단적으로 응축된 에너지의 결합체다. 블랙홀과 에너지, 그리고 시공간의 왜곡의 관점에서 블랙홀이 형성될 때 엄청난 질량이 한 점(특이점)으로 모인다는 것은, 그 좁은 공간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에너지가 집중된다는 뜻이다. 블랙홀에서는 운동량(에너지가 이동하는 흐름), 에너지 밀도(질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