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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이 획일성을 이긴다

 

AI 선두 업체가 모든 업무 문서와 메일을 영어로 단일화 추진하는 방식은 오히려 기회비용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 이제는 데이터가 어느 언어로 되어 있든 LLM(거대언어모델) 기반의 의미론적 검색(Semantic Search)을 통해 맥락까지 파악해 찾아낼 수 있다. 굳이 영어라는 단일 포맷으로 변환하는 과정 자체가 디지털 시대에 뒤떨어진 아날로그식 행정일 수 있다. 


언어는 사고를 규정한다. 


한국어 특유의 정교한 묘사나 현지어만의 독특한 발상이 영어라는 틀에 갇히는 순간,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평범하고 딱딱한 비즈니스 잉글리시로 전락한다. 본질인 사업보다 언어 포장에 에너지를 쏟게 만드는 구조는 조직의 역동성을 갉아먹는다. 결국 글로벌 조직이 얻으려는 관리의 효율은 20세기적 방식이고, 다양성에서 오는 창의와 도전이야말로 21세기 글로벌 기업이 생존하기 위한 진짜 동력일 것이다. 



AI를 가장 잘 만드는 기업이, 정작 AI가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를 영어 강제라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풀려 하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번 결정이 혁신을 가로막는 창의성 결여의 결과를 낳게 될지, 아니면 이 우려를 불식시킬 기술적 보완책을 내놓을지 의문이다. 만약 AI가 실시간으로 완벽한 통번역을 지원한다면, 언어 통일 대신 구성원들이 각자의 모국어를 더 깊게 사용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게 미래 지향적 결정일 것이다.